한국의 웹 경험, 일본의 향기 체험, 중국의 IP 공간, 글로벌 광고와 콘텐츠 운영. 고객이 브랜드를 만나고 이해하고 반응하는 다섯 장면을 읽습니다.
EDITOR’S LETTER
브랜드는 자신을 얼마나 크게 보여줘야 할까요. 더 많은 기능을 적고 더 뛰어난 제품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장면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이번 호는 고객과 만나는 방식을 바꾼 다섯 사례를 살펴봅니다. 화면의 순서, 향을 고르는 질문, 작가를 만나는 공간, 광고 속 주인공, 콘텐츠를 찾는 길까지. 서로 다른 선택 안에서 마케팅과 브랜딩의 역할을 읽습니다.
이번 호에서 읽을 브랜드의 선택
01KOREA · DIGITAL BRAND EXPERIENCE
기능을 나열하는 대신, 경험을 따라가게 하다
토스 — 2026년 8월 홈페이지 개편
CASE SNAPSHOT
큰 장면과 실제 앱 화면으로 서비스 경험을 소개한 토스의 홈페이지 개편 이미지. 스크롤 전체의 작동을 재현한 이미지는 아닙니다. 출처: 토스 뉴스룸 · 사례 비평에 필요한 공식 공개 이미지 1점 인용 · 권리는 원저작자에게 있음 · 제휴·후원 아님 · 원문 보기 ↗
송금도 되고, 투자도 되고, 쇼핑도 된다.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브랜드 소개는 긴 기능 목록이 되기 쉽다. 토스는 2026년 8월 18일 홈페이지 개편을 알리며 그 목록을 하나의 이야기로 잇는 방식을 택했다. 메인 화면의 스크롤을 따라 지난 서비스의 확장 과정이 실제 앱 화면과 함께 이어지고, 앞으로의 방향으로 연결된다.
핵심은 방문자가 읽어야 할 설명을 늘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토스는 앱을 쓰지 않아도 제품 경험을 이해하도록 홈페이지를 구성했다. 여러 서비스를 각각 소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금융에서 일상으로 넓어진 흐름을 보여준다. 공개 이미지에서도 커다란 장면과 앱 인터페이스가 함께 놓인다. 브랜드의 선언과 제품의 구체적인 모습을 한 화면의 언어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 선택은 홈페이지의 역할을 다시 묻게 한다. 이미 토스를 아는 사람에게는 달라진 서비스의 범위를,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편집자의 관점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개별 기능보다 이용 경험을 앞세운 순서다. 고객이 기억해야 할 브랜드의 범위를 넓히면서도, 추상적인 미래상만 남기지 않으려는 구성으로 읽힌다.
스크롤을 쓴다고 모든 소개 페이지가 좋은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장면을 움직이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연결할 이유다. 각각의 서비스가 어떤 고객의 필요에서 다음 장면으로 이어지는지 보이지 않으면, 풍부한 연출도 긴 광고가 될 수 있다. 토스의 이번 개편은 그 연결을 살펴볼 사례이지, 매출이나 전환 개선이 입증된 성공 공식은 아니다.
APPLY IT
우리 홈페이지의 첫 세 화면을 캡처해 보자. 각 화면이 고객의 어떤 질문에 답하는지 적어보고, 회사가 말하고 싶은 순서와 고객이 이해하는 순서가 같은지 확인한다. 개편 후에는 스크롤 깊이와 함께 핵심 서비스 이해도·관련 페이지 이동·유효 문의를 나누어 본다.
공식 보도자료의 설계 의도와 공개 이미지를 분석했다. 실제 이용자 조사나 개편 전후 전환 성과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하지 않았다.
02JAPAN · SENSORY & CUSTOMER EXPERIENCE
향의 이름보다, 바뀌고 싶은 기분을 먼저 묻다
무인양품 — 생활과 향기의 스위치전
EDITORIAL DIAGRAM
공식 행사 안내의 체험 방식을 바탕으로 NOTED.가 제작한 개념도. 실제 행사 현장 사진이나 무인양품 공식 제작 이미지가 아닙니다. 출처: NOTED. 자체 제작 · 무인양품 공식 행사 안내 참고 · NOTED. 자체 제작 그래픽 · 행사 실물 이미지 아님 · 원문 보기 ↗
향을 고를 때 우리는 원료의 이름부터 읽곤 한다. 무인양품이 2026년 9월 도쿄에서 선보인 체험형 팝업은 다른 출발점을 제안했다. 생활 속 여러 장면에서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직감적으로 고르며, 지금의 기분에 맞는 향을 만나도록 구성했다. 상품 설명을 듣기 전에 자기 상태를 떠올리게 하는 방식이다.
공식 행사 안내에는 향을 일상의 전환과 연결하는 체험 방식이 소개돼 있다. 아래 이미지는 그 선택의 흐름을 NOTED.가 정리한 자체 도해이며, 실제 행사 현장이나 공식 공간 이미지는 아니다. 도쿄 행사는 9월 11~20일, 오사카 미니 행사는 9월 29일~10월 5일로 안내됐다. 참여에는 MUJI 앱 화면 제시가 필요했다. 감각적인 체험과 브랜드의 디지털 접점이 한 동선에 놓인 셈이다.
마케팅 관점에서 눈여겨볼 것은 향기를 설명하는 언어다. 고객이 제품 지식을 갖춰야 선택할 수 있는 구조에서, 자신의 일상을 떠올리면 선택을 시작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뀐다. ‘어떤 향인가’와 ‘내게 어떤 순간에 필요한가’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생활을 다루는 브랜드의 관점도 그 질문 안에서 드러난다.
이 방식이 모든 체험 공간의 답은 아니다. 선택의 과정이 즐거웠더라도 정작 어떤 상품과 연결되는지 남지 않으면 이벤트의 기억만 커질 수 있다. 향을 만난 장면과 제품의 쓰임이 함께 기억되는가. 감각을 활용하는 브랜드라면 그 연결까지 설계할 필요가 있다.
APPLY IT
상품 안내의 첫 질문을 성분·사양에서 사용 장면으로 바꿔 본다. 체험 만족도뿐 아니라 추천된 상품을 기억하는지, 사용 시점을 떠올리는지, 후속 탐색으로 이어지는지 각각 확인한다.
행사 공식 안내와 공간 소개용 이미지를 분석했다. 종료된 행사의 계획·안내를 확인한 것이며 실제 참석자 수·앱 신규 가입·판매 효과는 확인하지 않았다.
03CHINA · IP & SPACE BRANDING
굿즈를 팔던 브랜드가 갤러리를 연 이유
MINISO — 상하이 갤러리와 아티스트 IP
CASE SNAPSHOT
상품 매대와 다른 맥락에서 작가의 세계를 소개하는 MINISO Gallery. 개관 자료의 공식 사진이며 현재 진행 전시를 뜻하지 않습니다. 출처: MINISO 공식 뉴스 · 사례 비평에 필요한 공식 공개 이미지 1점 인용 · 권리는 원저작자에게 있음 · 제휴·후원 아님 · 원문 보기 ↗
캐릭터 상품을 고르던 브랜드에서 작품을 감상한다면, 그 캐릭터는 어떻게 다르게 보일까. MINISO는 2026년 5월 17일 상하이 와이탄에 갤러리를 열고 인도네시아 작가 RYOL의 개인전을 선보였다. 첫 전시에는 회화와 조각, 설치 작업을 배치했다. 상품의 선반과 다른 문맥에서 창작자의 세계를 만나는 공간이다.
공식 발표는 갤러리를 작가와의 장기 협업을 지원하는 IP 개발 플랫폼으로 설명한다. 도보로 약 10분 거리의 MINISO LAND와도 가까운 위치다. 같은 브랜드 안에 구매를 위한 공간과 작품을 읽는 공간이 나란히 존재한다. 5월 21일 공개된 사진은 그 전시 공간을 보여준다. 첫 전시의 안내 기간은 5월 17일부터 8월 31일까지였으므로 지금 진행 중인 전시로 소개하지 않는다.
편집자의 시선에서 이 사례는 협업의 깊이를 다르게 설정한 선택이다. 잘 알려진 IP를 상품에 붙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창작자의 이야기가 먼저 발견될 장소를 마련한다. 리테일 브랜드가 유통력만이 아니라 문화적 맥락을 만드는 역할까지 넓히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공간을 열었다는 사실만으로 독자적인 IP 경쟁력이 완성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실무에서 가져갈 질문은 갤러리가 필요한가가 아니다. 협업 상대의 이름을 빌리는 데서 끝나는지, 그 세계를 고객이 이해할 시간을 만드는지다. 판매의 순간 이전에 충분한 이야기를 만난 고객은 상품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실제로 그런 변화가 일어났는지는 관람과 구매를 분리해 확인해야 한다.
APPLY IT
다음 협업에서는 상품 공개 전에 창작자의 관점이나 제작 과정을 만나는 콘텐츠를 설계한다. 콘텐츠 열람·작가 인지·협업 상품 관심·실구매를 구분해 보고, 기존 브랜드 선호의 영향도 함께 살핀다.
기업 공식 발표의 의도·장소·전시 구성을 분석했다. 첫 전시는 종료된 기간으로 표기한다. 관람객 수·매출 전이·IP 가치 상승은 확인하지 않았다.
04GLOBAL · ADVERTISING · ARCHIVE
제품을 뒤로 물렸을 때, 브랜드가 보인다
Al-Futtaim IKEA — Proudly Second Best · 과거 캠페인 다시 읽기
CASE SNAPSHOT
부모의 품과 비어 있는 발판을 대비한 실제 광고. 제품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고객의 관계를 먼저 보여줍니다. 출처: Ogilvy · DAVID Madrid / INGO Hamburg · 사례 비평에 필요한 공식 공개 이미지 1점 인용 · 권리는 원저작자에게 있음 · 제휴·후원 아님 · 원문 보기 ↗
욕실의 작은 발판 위에는 아이가 없다. 아이는 부모의 품에 안겨 있고, 발판은 그 옆에서 제 차례를 기다리는 듯 놓여 있다. Al-Futtaim IKEA의 Proudly Second Best 캠페인은 제품이 가장 잘하는 일을 보여주는 대신, 부모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순간을 택했다.
제작사 Ogilvy가 공개한 설명에 따르면 DAVID Madrid와 INGO Hamburg가 함께한 이 캠페인은 먹고, 자고, 노는 아이들이 제품보다 부모를 찾는 장면을 담았다. 광고 이미지에서 제품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까이에 남아 있지만, 시선의 중심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 거리 덕분에 ‘두 번째’라는 말이 제품의 부족함보다 가족 안에서의 역할로 읽힌다.
이 광고가 건네는 정서는 우월함보다 이해에 가깝다. 부모의 품이 먼저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제품은 그 일상을 돕는 자리에 선다. 편집자의 해석으로는 고객의 삶에서 브랜드가 차지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하게 잡은 표현이다. 제품의 성능을 낮추지 않고도, 제품을 화면의 주인공에서 내려놓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참고할 것은 ‘우리는 2등’이라는 문구 자체가 아니다. 고객이 이미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브랜드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다. 실제 광고에서는 비어 있는 제품과 부모에게 향한 아이의 행동이 그 생각을 전달한다. 이 글은 과거 캠페인의 표현 방식을 다시 읽은 것으로, 현재의 육아 소비 트렌드나 판매 효과를 증명하는 자료로 사용하지 않는다.
APPLY IT
고객의 일상에서 우리 제품이 주인공이 아닌 순간을 하나 찾아보자. 그때 브랜드가 무엇을 돕는지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실제 장면으로 표현한다. 감동적이라는 반응과 브랜드 기억·구매 의향은 구분해 확인한다.
제작사 공식 사례 설명과 광고 이미지에 대한 비평이다. 해당 공개 페이지에 게시일이 없어 최초 공개일을 특정하지 않았다. 과거 캠페인으로 분류하며 판매·브랜드 인식 개선 수치는 제시하지 않는다.
05GLOBAL · CONTENT PERFORMANCE & MEASUREMENT
새 영상을 올리기 전에, 발견되는 길부터 정리하다
Honda Motorcycles Europe — YouTube 채널 운영 사례
EDITORIAL DIAGRAM
공식 사례의 작업 항목을 정리한 NOTED. 자체 개념도. 실제 Honda 광고·채널·성과 대시보드 화면이 아닙니다. 출처: NOTED. 자체 제작 · Brave Bison 사례 설명 참고 · NOTED. 자체 제작 개념도 · 실제 광고나 분석 화면 아님 · 원문 보기 ↗
신제품 공개를 앞두면 다음 영상의 완성도에 시선이 쏠린다. Honda Motorcycles Europe의 2026년 제품 출시를 지원한 Brave Bison은 영상이 놓이는 채널의 구조까지 작업 범위에 넣었다. 제목과 메타데이터, 시각 표현, 재생목록과 탐색 동선을 점검해 콘텐츠가 발견될 기반을 손봤다고 설명한다.
새 영상만 바꾼 것도 아니다. 기존에 반응이 좋았던 영상에도 개편 방식을 적용했고, 출시 후 내부 팀이 이어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핸드북을 만들었다. 콘텐츠 제작과 채널 운영을 하나의 과제로 다룬 사례다. 아래 이미지는 이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NOTED.의 개념도이며 실제 채널 화면이 아니다.
제작사는 채널 조회 2,940만 회, 노출 3,400만 회, 평균 시청률 74% 등을 결과로 제시했다. 자체 사례 보고에 따른 수치다. 공개 자료만으로 집계 기간과 유료·자연 유입 구분, 개편 전의 비교 기준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 판매나 유효 고객이 같은 비율로 늘었다는 뜻으로 옮겨 적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운영 방식에서는 참고할 지점이 있다. 브랜드의 일관성은 개별 영상의 색과 톤에만 있지 않다. 고객이 다음에 볼 영상을 찾는 과정에도 담긴다.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과 이미 가진 콘텐츠를 잘 만나게 하는 일은 함께 검토할 과제다.
APPLY IT
조회 상위 영상 다섯 개에서 다음 영상이나 상품 정보로 이동하는 길을 확인한다. 조회·시청 유지·사이트 이동·유효 문의를 나누어 측정하고, 썸네일 수정과 예산 변화가 겹치면 효과를 단정하지 않는다.